매년 새로운 실루엣과 새로운 아이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스타일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로 우리들의 월급은 늘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겐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은 우리의 월급은 지켜주지 못하더라도 옷 한 벌 더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 많은 패션 인구들이 당근을 통해 옷을 중고거래로 판매하고 또 구매하는 일이 많아졌다. "중고거래"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자 아이템만 잘 고른다면 가히 금광에 가깝다. 그렇다면, 중고거래를 통해 어떤 아이템을 구매하는 게 좋을까? 처음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눈이 멀어 아무 브랜드에서나 소비하기 쉽다. 그런 중고거래 초보자들을 위한 의류 쇼핑 가이드가 바로 오늘 이야기해 볼 주제이다.
1. 가죽재킷
출처 : 올세인츠 공식사이트
중고거래로 옷을 구매할 때 어떤 게 중요할까? 그건 바로 스테디 함이다.
오랜 시간이어가는 스테디 한 아이템일수록 지난 시즌에 발매된 옷과 현재의 트렌드의 차이가 적다. 지난 시즌의 옷이 오히려 더 트렌디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캐리오버로 계속 발매되는 제품의 경우 현재시즌과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의류들이 단지 중고라는 이유로 싸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구매하기가 적절하다. 요즘에는 패션의 트렌드 변화가 빨라서 가죽재킷의 소비가 늘어나고 금세 가죽재킷을 바꿔치우는 경우가 많지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죽재킷이라는 아이템은 자신의 체형에 맞게 에이징 되는 그 맛을 느끼며 한번 좋은걸 사서 오랫동안 관리해 입는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가죽이라는 것은 일단 소재의 손상이 모나 면소재에 비해 적을뿐더러 상처가 생기는 것 또한 스타일로 소화해서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 실루엣이나 형태도 잘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입는 라이더 재킷의 디자인도 이미 깊은 역사가 있는 디자인이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고거래를 통해 가죽재킷을 구매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새 상품으로 구매 시에는 몇십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가죽재킷의 경우 중고거래를 통해 단 4~ 5만 원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니 가죽재킷을 살 생각이 있다면, 새 제품을 사기 전에 한 번쯤 동네에 저렴하고 좋은 매물이 올라와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2. 항공점퍼(MA-1)
출처 : 알파인더스트리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소재의 내구성이다.
중고로 구매한 옷은 아무리 관리를 하더라도 누군가가 입었던 옷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세탁과 착용으로 그 소재가 얼마나 상하지 않고 보존되었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항공점퍼의 경우 나일론 소재를 사용하여 외부 자극에 손상이 적고 , 항공점퍼의 특성상 세탁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옷의 소재가 손상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고 상태가 좋은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3년 정도 보관만 한 옷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구매시점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옷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한다.
또 항공점퍼의 경우 "알파인더스트리"라고 하는 한국에선 대표적인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중고거래 시장에 내놓게 된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모델이 시장에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은 경쟁이 붙어 점점 내려가 소비자입장에서는 단돈 몇만 원에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니 항공점퍼를 구매할 땐 중고거래를 이용해 보자.
3. 데님팬츠
출처 : 리바이스 공식사이트
앞서 우리는 중고거래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의 포인트를 배웠다.
소재의 손상이 적은 의류를 고르는 것 그리고 스테디 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
그것에 모두 부합하는 아이템으로 어떤 게 생각나는가? 바로 데님 팬츠다.
데님은 세탁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소재의 손상도 적다.(실제로 필자도 거의 세탁하지 않는다. 데님의 경우 세탁을 하면 바로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세탁을 하는 아이템이 아니다.) 그리고 입으면서 데님의 기존 색이 빠지는 워싱의 경우 오히려 처음 구매했을 시점보다도 더 매력 있게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구매 전에 상세한 사진을 판매자에게 요청해서 현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좋은 매물을 구매해 보자.
또 데님의 경우에는 리바이스라고 하는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가 있다. 위에서도 설명했든 특정아이템에 대해 아이덴티티가 강력한 브랜드가 있다면 시장에 매물이 많아지고 그것은 곧 저렴한 가격으로 이어진다. 리바이스의 501 데님 같은 경우에는 저렴하게는 3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고 그 외에 콜라보라인이나 LVC 라인들도 저렴한 가격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으니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좋은 아이템이 올라온다면 빠르게 구매해서 참된 소비(?)를 해보자.
4. 명품 스니커즈
출처 : 스미스마켓
중고를 구매할 때 위에서 다룬 두 개의 포인트 말고도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감가상각"이다.
명품의 경우 감가상각이 일반적인 의류 브랜드와는 다르게 엄청 큰 비율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고거래로 명품을 구매할 때 정가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스니커즈의 경우 중고시장에서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의 프리미엄 라인(나이키의 조던, 아디다스의 이지, 뉴발란스의 99X 시리즈 등..)이 활발한 거래가 되기 때문에 명품스니커즈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특정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높아 시장에 매물이 많을 때도 가격이 내려가지만 매물에 비해 수요가 너무 없을 때에도 가격은 내려가게 되어있는데 명품스니커즈가 바로 그런 중고시장의 노다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명품 스니커즈의 경우 유행은 뜨겁고 빠르게 지나간다.
당시에는 구하기도 어렵고 리셀가도 폭등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나간 이후에는 그만큼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의 경우 현재 중고 시장에서 20~3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고 트랙과 스피드 러너 또한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슈가 되었던 아이템일수록 그 이미지의 소비가 커서 구매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때의 트렌디함을 줄 수 없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만 느껴본다 치더라도 가격이 너무나도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슈가 되었던 아이템 외에도 아크네 스튜디오나 아페쎄 러너류 등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신발들을 10만 원 이하의 가격대에서도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단, 신발의 특성상 소재가 상하기 쉽고 특히 밑창의 경우 판매자의 성향에 따라 소위 '폐기 직전' 상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가격에만 혹하지 말고 구매 전 꼼꼼하게 상태를 살펴보도록 하자.
5. 카드지갑
출처 : 톰 브라운
마지막으로는 카드지갑이다.
보통 우리는 명품브랜드와 디자이너브랜드에서 카드지갑을 종종 구매하곤 한다. 아무리 카드지갑이 저렴한 편이라고 해도 명품/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경우에는 수십만 원대를 호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브랜드의 감성 그 끝자락이라도 맛 보고자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다. (필자 또한 셀린느의 카드지갑을 40만 원대의 카드지갑을 구매해 본 적이 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는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품브랜드의 카드지갑을 검색해 보자. 그렇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명품의 감가상각과 카드지갑이라는 아이템의 특성이 관련이 있는데 카드지갑은 단기간만 사용해도 모서리가 주름이 잡힌다. 또 카드를 넣어 보관하면 가죽의 늘어남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그정도의 상태만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우리는 어떤 명품브랜드라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디자인이 특이해봤자 거기서 거기(?)인 데다가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거의 꼭 포함되어 있는 아이템이라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중고거래를 통해 카드지갑을 구매해 보자. 그것은 우리의 잔고를 지키면서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 일 것이다.
마무리로 이 글에서 필자가 다룬 아이템들 외에도 많은 좋은 아이템들을 중고거래를 통해 건질 수 있을 것이다.
혹시나 추천해주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는 센스를 부탁드리며, 독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응원하겠다.